2월 2일 아침 체크아웃 후 적당히 요깃거리를 먹었다.
오늘은 가고시마를 떠나 사쓰마조에 가기로 했다.
딱히 뭔가 있을거라 기대하고 간 것은 아니었다. 좀 더 시골 느낌이 나는 곳으로 가고 싶었고, 사쓰마라는 이름에 끌려서 고른 목적지였다.
이동하는 길에 빽빽하고 거대한 나무들이 상당히 웅장했다. 위의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구불구불한 길이 종종 있었는데 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커다란 버스가 속도를 붙인채 코너를 도는게 스릴감있었다.
가장 먼저 정보도 모르는 곳이었기에 관광 안내소를 찾아갔다.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일본어를 할 줄 안다고 해도 단순한 회화정도였기에 간단한 사항만 알 수 있었다.
여기에서 관광 안내소 직원분들에게 도움을 받아 추가 할인까지 받아서 숙소를 예약할 수 있었는데 실외 온천이 있는 곳이었다. 이 선택은 아주 훌륭했었는데 나중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예약이 끝나고 바로 가기에는 너무 멀리 있던 숙소였던지라 마을 주변을 돌기로 했다. 픽업은 저녁쯤에 와 준다고 했는데 상당히 감사한 이야기였다. 아마 택시도 잘 안다니고 해서 배려를 해 준 듯 했다.
구름도 적당하고 날이 워낙 좋아서 기분좋게 걸었다.
다리를 건너 일자로 쭉 걷다보니 청사가 보였다.
이후에도 정처없이 걷다가 배가 고파져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구글로 오랜만에 먹었던 장소를 찾아보니 가게 이름이 바뀌어 있었다. 저 소바집은 망한게 아니라 다른 장소로 이동되어 있었는데 아마 아들이 이자카야를 열고 부모님은 다른 곳으로 이동한게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보았다.
炙り家 泰炭이라는 장소인데 나중에 다시 방문할 수 있다면 가보고싶다. 언젠가 오토바이로 일본 일주할 때를 노려본다.
힘들었던건지, 아니면 요리사분 실력이 좋았던건지 굉장히 맛있었다.
이후 돌아오면서 여러 나무 사진과 풍경을 찍었다.
이곳은 공원이 분열되어 있는데 좀 신기했다. 하나로 퉁쳐도 됐을거 같은데 조금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종공사(소코지) 공원에는 시마즈 요시히로를 기념하는 장소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시마즈 요시히로는 꽤 유명한 인물인데 임진왜란때 우리나라를 꽤 괴롭힌, 강한 장수였지만 이순신에게 패해 시마즈 가문의 군사 반이 죽고 목숨만 건져갔었다.
이후 세키가하라 전투에서도 시마즈의 퇴각이라고 하는(전면돌파를 통한 포위 탈출) 사건으로 유명하다.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해당 관 내에는 시마즈의 것으로 추정되는 갑옷이 있었다. 꽤 멋있다.
이 후에는 다시 관광 안내소로 돌아왔다. 숙소로 이동할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였다.
그런데 예상보다 늦어진다는 연락이 있어서 저녁을 먹고 다시 오기로 했다.
저녁은 Z 라는 곳에서 먹게되었는데 테이블 두개정도가 있는 매우 작은 집이었다.
할머니가 직접 카레를 만들어 주셨는데 굉장히 가정적인 느낌이었다.
다만 이때 양이 부족해서 편의점으로 가게 됐다.
편의점에 들렀다가 관광 안내소로 이동하니 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쉽게도 벤에서 사진은 찍지 못했다. 너무 어두워서였다.
안경을 끼고 깡마른 젊은 남자였는데 우리에게 일본 좋아하는지 등을 물어보았다.
나는 드라마나 만화 같은 걸 좋아한다고 하면서 대화를 했는데 나름 재미있었다.
도착하여 벤에서 내리고 숙소로 들어가자마자 먼저 온천에 들어가 씻었다. 하루 종일 걸었으니 겨울임에도 땀이 났었다.
그 후엔 당연히 술이었다.
우리가 숙소에 처음 들어왔을때 머리가 새하얗게 센 할아버지 한 분이 우리를 환영해주셨다.
술을 한 잔 마시다가 갑자기 그 할아버지가 생각나서 우리는 술을 들고 카운터에 계신 할아버지를 찾아갔다.
술을 한 잔 드리니 사츠마에서 어떻게 주로 마시는지를 알려주었는게, 그 방법은 오유와리였다.
먼저 뜨거운 물을 한 반정도 넣고 소주를 넣어서 마시는 미즈와리의 한 종류였는데, 이 술과 궁합이 아주 좋았다.
아직 일을 하셔야한다고 하셔서 우리는 조금 잡담을 하고 한 잔 드린 후 방에 돌아와 우리끼리 마셨다.
이후 나와 친구는 아직도 사츠마 시라나미를 마실 때에는 오유와리를 해서 마신다.
많이 걸은데다가 온천에 술까지 마셔서였을까? 우리는 취기가 금방 올라서 기분좋게 잠들었다.
아마 이 하루가 여행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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